梅田哲也   Umeda Tetsuya

- 오사카의 얼터너티브 음악

LEE : 안녕하세요.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UMEDA : 안녕하세요. 잘 부탁드립니다.

 
LEE : 먼저 어떤 계기로 미술활동을 시작했는지 궁금합니다.
UMEDA : 2000년대부터 클럽이나 라이브 하우스에서 퍼포먼스를 시작했어요. 친구나 지인이 이벤트에 초대해주던 게 계기가 되었죠. 대형쓰레기를 버리는 날에 사용할 수 없는 가전제품을 주워 엉뚱하게 조합하여 망가질 때까지 지켜보는 작업을 했어요. 초반에는 어찌되었든 사람과 다른 “무엇가”를 생각했어요. 또 항상 눈에 보이는 현상에 필사였기 때문에, 미술작가로서 활동하자는 결단은 없었던 것 같아요.

LEE : 작품을 시작할 당시, 주변에 중요한 사건이나 사람이 있었나요?
UMEDA : 음악에 얽힌 일이지만, 밴드 BOREDOMS에게 큰 영향을 받았어요. 음악성뿐만 아니라, 자유로운 활동이 인상적이었죠. 90년대 후반의 오사카에서는 BOREDOMS나 그 주변의 밴드가 폭 넓고 빈번하게 음악활동을 하고 있었고, 그 활동에 영향받은 밴드나 DJ, VJ, 페인팅 등이 많이 있었어요. 또 2002년에는 즉흥연주나 아방가르드, 실험음악 등을 다루는 얼터네이티브 스페이스인 BRIDGE가 오사카에 오픈했어요. 음악가가 운영하는 공유 스페이스였죠. 이곳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었고, 매일밤 그들의 음악적 표현을 접할 수 있었던 게 행운이었던 것 같아요.


LEE : 작품활동을 하는 오사카는 작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도시인가요?
UMEDA: 저는 오사카에 거점으로 두고 있지만, 특별히 오사카에서만 활동을 전개하지는 않아요. 미술 활동의 서포트는 간사이 지방에는 근처의 교토 쪽이 더 충실한 기회가 많이 있어요. 오사카는 작가에게 있어서 활동하기 수월한 환경이라 말할 수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미술과는 관계 없는 곳에서 욕구나  작가 본인이 주도하는 경쾌한 활동이 일어나는 것 같아요. 오사카에서 큰 영향을 받고, 애착도 있지만 작가로서의 활동과 어느 정도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해요. 어디까지나 독립된 한 개인으로서 생활하는데 불과하죠. 하지만, 개인적인 행사로 2016년부터 매년 '배의 투어' 퍼포먼스를 열고 있어요.

LEE: 작업을 구상할 때, 공간이 중요할 것 같아요. '공간'을 어떻게 선택하고 계신가요?
UMEDA : 공간뿐만 아니라, 공간을 둘러싼 상황을 고려해요. 사물은 포착 각도 하나에서도 크게 변화하잖아요. 모든 것에 하나의 답이 있는게 아니 것처럼 장소나 문맥이 변화하면 인지의 방식이나 의미도 변합니다. 눈에 보이는 상황의 영향을 역으로 계산하며 작품의 내용을 생각하는 일이 많아요. 작품 체험을 통해서 관객에게도, 제 자신에게도 다른 세계의 인식과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LEE : 공간은 어떤 과정으로 채워지나요? 작은 물건을 배치하는 감각이나 우메다씨만의 조형적 룰이 있나요?
UMEDA : 범선이 별자리나 풍향을 고려하여 선해하는 것 처럼. 혹은 식물의 육성에는 태양과 물이 필요하듯 작품의 배치와 방향도 환경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정되는 것이 많아요. 저는 건축, 기계에 있어서도 어떤 종류의 구조 도착증에서, 표면에 보이는 것보다 먼저 그 구조에 흥미를 가지고 있어요. 따라서 타인이 보면 근거가 불명료할 수도 있어요. 저만의 규칙이라 한다면, 살아온 경험과 오랜 지혜에 기반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소리”에 얽혀있죠. 공간의 반향이나 주위의 소리가 물체의 배치를 결정해 갑니다. 저에게 있어서, 그건 특별한 일이 아닙니다만, 상대적으로 조감하는 경우, 소리 환경에서 역으로 계산한 공간 구성에 우선권을 두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 방언

LEE: 개인적으로 Blackout Expo가 굉장히 흥미로웠는데요, 당시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UMEDA : 라이터의 Andrew Maekle의 리뷰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새로운 표현을 마주할 때, 긍정적인 반응과 이해할 수 없다는 호의적이지 않은 반응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현장에서 뿐만 아니라, 작품에 있어서 자주 있는 일입니다. 아무튼 Blackout Expo는 무대예술(Performing Arts)의 필드에서 반응이 많았어요. 작업을 발표하기 전까지 국외에서 퍼포먼스를 발표할 기회는 꽤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무대예술계의 반응이 거의 없었죠. < Black out Expo >는 예전과 조금 다른 관객층이 신선하게 받아들여 준 것 같아요. 또 무용수와 안무가 등 무대예술 필드에서 활동하는 정예적인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어요. 작품을 협업하는 프로세스에서 흥미로운 자극을 서로에게 주었던 것 같아요. 좋은 기회였죠. 당시 만난 네지 피진의 작품에는 그 후 몇번 더 참여하게 되었어요. 한국 ACC의 히지카타 타쓰미 프로그램도 그 중 하나였어요. Contact Gonzo와도 이후 여러 차례 콜라보레이션하고 있습니다.

LEE : 네지피진의 기획에 참여하셨던 < 방언 >을 더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당시 스크린 방향이 아닌 반대 쪽에 좌석을 설치하고 무대를 천천히 시야에서 지워가는 연출을 하셨잖아요.
UMEDA : 맞아요. 좀 전에 말씀드렸듯이, 저는 구조에 대한 엔지니어링적인 흥미를 강하게 가지고 있어요. 장치가 등장하거나, 객석이 나타나면서 무대가 서서히 모습을 바꾸어 가는 것 자체만으로 작품이 강도를 가지는 상상을 해요. 가령 장인들은 그 자체로 볼 가치를 가지고 있잖아요? 기술을 갖지 않아도 집중하고 무언가 만드는 사람의 모습은 매력적입니다. 현장에서 무대가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는 오히려 극장이 가진 본래의 역동성이 응축되어있다고 생각합니다.

LEE : 당시, 관객의 반응이 호불호가 갈렸어요. 상황 자체를 외면하는 반응도 있었고, 호기심을 갖고 “상황”에 남는 관객도 있었습니다.
UMEDA : 제 작업은 전시나 퍼포먼스에서도 구조가 그대로 드러나며 블랙박스가 존재하지 않아요. 이 점에서는 외부 사람이 관련되든 그렇지 않든 마찬가지입니다. 혼자 하는 퍼포먼스도 준비 프로세스를 보여주며 작품의 깊이는 외려 과정을 알아야 돋보인다고 생각해요. 결과가 예상할 수 있어서 재미를 잃는 것은 아니죠. 즉, 본래라면 무대 뒤에서 행해지는 작업이나 커뮤니케이션을 드러냄으로써, 극장은 더 신나는 공간으로 변모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극장에서 내러티브나 모종의 드라마성을 찾는 사람이 있다면 무엇을 봐야할지 모르는 상황에 빠질 수 있겠죠. 하지만, 눈앞에 일어나는 일의 의미만을 파악하고 이해하는 것만큼 사고가 정지되어 버리면 안타까운 일이라 생각해요.

- After Hours

LEE: 경기도미술관의 < After Hours >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은 꽤 시적인 느낌이었는데요, 어떤 음악이었죠?
UMEDA : Ennio Morricone가 작곡한 Here’s to you이라는 곡의 멜로디입니다. 미국의 포크 가수인 Joan Baez가 리메이크하여 1971년에 히트를 쳤습니다. 멜로디도 가창도 매우 강한 느낌이고, Joan이 쓴 가사는 얼핏 희망에 찬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미국 사상 최대의 원죄사건인 The Trial of Sacco and Vanzetti를 노래하고 있죠. 사건을 그린 사형대의 멜로디라는 영화의 주제곡이기도 합니다. 혹시 관심이 있으신 분은 이 영화를 꼭 보면 좋을 것 같아요.

LEE : < After Hourrs >에서 “사물의 퍼포먼스”라는 표현을 사용하셨는데요, 어떤 개념인가요?
UMEDA : 문화나 예술뿐 아니라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놀이와 기도, 습관은 말이나 행위, 물질로 구성된 “진단” 속에 존재하는 것처럼 생각합니다. 때로 명료한 근거에 기반하지 않고 비약한 이론이기도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 진단을 잃고, 사람은 살아갈 수 없지 않겠냐는 질문입니다. 인간은 실제로 우연히 일어난 것에 지나지 않는 어떤 필연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감상자가 마음대로 대상을 의인화하거나 감정 이입하는 점에서 작품은 의지를 획득하고 감상자에게 말을 걸어오는 것입니다.

LEE :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현재 계획중인 작업을 알려주세요.
UMEDA : 마침 어제까지 독일의 Wiesbaden에서 신작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었고, 오늘은 스코틀랜드의 Grasgow 음악 축제에 참가합니다. 다음달에는 타이토에서 야외조각을 제작할 예정입니다. 작품을 통해서 만나는 환경이나 사람은 모두 작품에 필요한 조건이 된다면, 활동을 지속할수록 이 조건은 쌓이고 변형하고 사라지기도 하죠. 감속은 있어도 정지는 없을 것이에요. 시작은 개념이고 지속되는 것은 목적입니다.

Photo by Gyeonggi Museum of Modern Ar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