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bih Mroue

Photo by Talal Khoury

LEE :  안녕하세요. 먼저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RABIH : 라비 무르에입니다. 2013년 베를린에 오기 전까지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살았습니다. 연극, 시각미술, 영상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LEE : 먼저 우리는 레바논에 대해 미디어로만 접하고 있는데 , 레바논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RABIH : 어려운 질문입니다. 매우 큰 문제이기도 해요. 레바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레바논은 중동의 동쪽에 위치해 있으며 많은 전쟁과 갈등, 긴장이 있는 곳입니다. 지금까지도 수년간 각 지역들은 형태나 틀을 갖추려 하지만 아직도 분쟁중입니다. 8년전, 혹은 더 오래전부터 튀니지, 쿠웨이트, 리비아, 예멘, 바레인, 시리아 등에서 아랍의 봄, 아랍혁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전쟁은 대부분의 아랍 전지역으로 확산되었고, 갈등과 분쟁은 아랍권 어디서나, 모두에게 당연한 일이 되었습니다. 이런 환경에 살고있는 예술가는 상황에서 영감을 받지만 동시에 작업을 하기 힘든 상황에 있기도 합니다.

LEE : 렉쳐퍼포먼스를 시작하게 된 계기와 살아온 지역 환경은 어떤 관계가 있나요?
RABIH : 제 작업은 연극입니다. 최근 서울에서 선보인 < 시간이 없다 >는 렉쳐퍼포먼스가 아닌 연극입니다. 렉쳐 퍼포먼스 형태의 작업을 하고 있지만, 전 '논-아카데믹 렉쳐'라고 부르고 있어요. 적은 예산과 최소한의 세트만이 필요한 작업 형식은 문화산업 분야에 적은 예산을 가진 국가의 아티스트에게 적합했습니다. 영상 시각 매체의 작가들은 항상 작업을 어떻게 제작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하게 됩니다. 스스로 배우고 깨달은 것은 이러한 시장의 힘과 돈에서 스스로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제로에서 시작하기도 합니다. 논- 아카데믹렉쳐. 즉, 렉쳐 퍼포먼스는 작가에서 무엇을, 언제, 어디서 할 것인지에 대한 자유를 줍니다. 물론, 장소나 기금, 권한에 매개되지 않고 작업을 보여주는 다른 대안도 있죠. 오늘날 우리는 스마트폰과 노트북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산 없이도 사진과 영상을 제작하고 촬영할 수 있어요. 또한 엄청난 규모의 인터넷 공간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작업을 발표할 수 있으며,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영상, 글, 퍼포먼스, 사진, 노래를 보여주는 것처럼, 작가들은 미술기관의 권위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매체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만약 기관을 통해 작업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고 해도, 작업을 스스로 전개하는 방식을 택할 것 입니다. 이것은 제게 매우 중요하죠.

LEE : 한국에서 진행한 작업 < 시간이 없다 >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관객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RABIH : 이 작업은 순교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순교자에 대한 개념, 순교자에 대한 표퓰리즘적인 민족주의적 담론을 시각적으로, 개인의 목소리로 보여줍니다. 이 목소리는 곧 커뮤니티의 목소리가 되기도 합니다. 이것은 레바논의 역사에 기반한 이야기입니다. 서울에서 작업을 보여줄 때, 베이루트, 베를린, 브라질 등, 기존의 포맷에서 바뀌지 않은 공연을 진행했습니다. 저는 한국이 아랍권 외부, 레바논 외부 어느 나라와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작업에서는 많은 뉘앙스와 디테일들이 등장하지만 관객은 레바논의 역사를 모릅니다. 그럼에도 관객들이 그들 스스로의 개인적인 경험, 역사, 삶, 지식으로 작업을 해석하며 자신과 연관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작업이 복잡하더라도 보여주는 것에 두려움이 없었습니다. 작업을 서울과 베이루트로 연결하여 관객을 단순화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서울의 관객을 마치 학생이나 마이너로 생각하는 것, 작업을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 지시하는것은 위험한 발상이죠. 모든 관객은 다양한 그들의 방법으로 작업을 이해하는 지성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역사, 이야기, 내러티브를 요약이나 부가 설명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이유입니다.

LEE : 워크샵에서는 전쟁 중의 몸과 일상의 몸에 대해 말씀해주셨습니다. 또 키워드로 “긴장”을 언급하셨는데, 이 자리를 빌려 더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RABIH : 연극의 몸과 전쟁중의 몸을 이야기한 것은 레바논의 매우 특정한 기간과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이 이야기를 모두의 사건으로 일반화 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것을 일반화하면 모든 것이 단순해지며 그것은 매우 위험하기 때문입니다. 제가 경험한 것과 자라온 곳의 감각을 예시로 드는 것이죠. 그것이 "모든 전쟁이 내가 말한 것과 같다" 는 뜻은 아닙니다. 모든 전쟁은 각자의 특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어떤 전쟁을 이야기 할 것인지 혹은 사건, 지역 상황, 역사의 구체화를 더 파고 들것인지 명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몸의 특정한 경우를 이야기한다면 매우 명확할 수 있습니다. 당신이 당신의 몸을 이야기 할 때는 서울을 경험한 몸을 말하면 됩니다. 이것이 제가 서울의 몸을 말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죠. 더 디테일하게 더 작은 범위로 갈수록 그만큼 단단해지고 전체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됩니다.

LEE : 제가 군대에 있을 때, 김정일이 죽었습니다. 당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동료들이 더 친숙하게 느껴졌는데요. 이것이 당신이 이야기한 몸을 말하는 방법인가요?
RABIH : 맞습니다. 매우 흥미로운 이야기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이야기는 공명하고 공통된 지점들이 있습니다.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서로의 아이디어와 생각에 영감을 받는 것뿐 아니라, 소화하여 자신의 특성을 이야기해야 하죠. 제 작업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LEE : 맞습니다. 또, 당신의 작업은 무대 위의 신체를 어떻게 재현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이번 공연에서는 그 고민을 어떻게 전개했는지 궁금합니다.
RABIH : 당신의 대답은 무엇인가요?(웃음) 바로 대답할 필요는 없습니다. 이 질문은 저에게도 아직 미지의 문제이죠. 앞으로 계속해서 던져야할 질문이며, 우리가 생각해볼 필요가 있죠.

LEE : 인터뷰를 요청드렸을 때, 몸이 사라진다는 표현이 인상깊었습니다. 더 궁금해집니다.
RABIH : 네. 우리가 몸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몸은 항상 우리의 사진, 영상에서 존재합니다. 지금도 저는 신체 없이 당신을 스크린으로 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전과 달리 몸을 사용하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몸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연극, 퍼포먼스 심지어 무용에서도 생각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다시말해, 오늘날의 새로운 기술에 대해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것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의 몸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지 말이죠. 동시에 이것을 문자 그대로 우리의 작업에서 번역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극장에서 스카이프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LEE : 인터넷의 주요한 변화나 새로운 기술을 작업에서 어떻게 사유하시는지 구체적으로 궁금합니다.
RABIH : 인터넷이나 새로운 기술은 작업이 변화한 유일한 이유는 아니지만 매우 주요한 요소입니다. 우리가 어떻게 이미지를 사용하며, 몸과 이미지를 생산하는지를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다른 프로필을 가지고 있죠.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서 프로필을 설정할 때 우리는 어떻게 대하는지 생각합니다. 물론 가상의 것들이지만, 서로 다른 장소에서 동시에 존재합니다. 한번은 일본에서 전시를 하게 되었는데, 당시 레바논은 전쟁중이었습니다. 일본에 갈 수 없었고 스카이프로 공연하는 것을 제안하여 베이루트에서 일본 관객에게 공연을 했습니다. 현장은 녹화되지 않았으며 라이브로 스트리밍되었습니다. 실시간 방송은 매우 오래된 기술이며, 오늘날 일상의 모습입니다. 따라서, 연극이 더이상 새로운 기술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연극을 파괴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더 풍부해질 수 있죠. 연극이 항상 새로운 것에 열려있는 문과 같기를 원합니다.

LEE : 초창기부터 최근 작업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나요?
RABIH : 제게 중요한 것은 '간단한 질문'입니다. 예를 들어, 왜 연극이며, 연극은 무엇인지의 문제죠. 답하기 매우 어렵습니다. 왜 연극을 하는지는 아직까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많은 경험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답을 찾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물론, 꼭 결론을 낼 필요는 없어요. 그래서 초창기 작업을 시작했을 때, 다른 미술의 영역까지 범위와 경험을 열어놓았습니다. 연극을 영상으로, 설치로, 시각 매체로, 글로 전개했습니다. 하지만, 모든 작업은 연극에서의 경험과 배경을 통해 나옵니다.

LEE :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RABIH :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조각의 단계에 있지만, 1968년 학생들과 좌파사상가들에 의해 전개된 시대와 오늘날의 관계를 생각해보려 합니다.